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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6-05-03
[독자 칼럼] 연등축제를 세계 문화축제로 키우자
정부 지원과 종교계만 양해하면
‘달러 박스’될 가능성 매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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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철
불교계가 지난달 30일 주최한 연등축제는 세계적 문화축제로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 놓은 뜻 깊은 행사였다. 저녁 4시간 동안 동대문 운동장을 출발해 광화문으로 이어진 오색찬란한 행렬은 장관이었다.
나라도 개인이나 마찬가지로 조상의 유산 덕에 잘사는 곳이 많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세계적 관광대국이 그렇다. 관광 수입으로 일년에 수백억 달러를 벌어 들인다. 스페인의 경우 풍부한 관광 유적 자원뿐만 아니라 투우나 플라멩코 무용 등 특유의 관광문화예술 상품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브라질 리우의 삼바축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태권도는 세계적 스포츠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문화 행사로는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것이 별로 없다. 지방마다 관광사업진흥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으나 자세히 보면 대부분이 내국인 관광용 상품이다.


이번 초파일 연등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참관해 본 결과, 외국의 어느 축제에 비교해도 손색없는 세계적 축제로 발전·승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이번 축제에서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각 종단의 화려하고 웅장한 장엄과 장식물, 스님들의 승무, 흥겨운 북장구치기, 풍물놀이, 승가대학교 및 태고종 스님들의 정근 행렬 등은 장관이었다. 게다가 스리랑카, 태국 등 외국 스님과 외국 신도들의 흥겨운 전통무용을 포함한 성스러운 행렬은 세계적 페스티벌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종교계의 이해가 수반된다는 전제하에, 조금만 행사내용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세계적 문화축제로서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교행사 차원을 넘어 세계적 문화 행사로 도약하기 위해 행렬 참가 인원 중 일부에게 여러 가지 의미의 가면을 만들어 장식하고, 각 사찰 팀의 경건한 참여도 중요하지만 좀더 흥겹고 코믹한 무용, 음악 등 다양한 요소가 더해졌으면 좋겠다.


특히 부처님 오신 날 하루 행사로 끝낼 것이 아니라, 이 날을 전후로 불교관련 포럼이나 세미나, 불교박람회, 종교지도자대회, 국제 규모의 서각이나 탱화, 자수, 그림전시회 등 행사를 일정기간 개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울러 앞으로 중국, 일본의 대대적 참여와 불란서 미국 등 서양 대표들의 참석을 적극 추진하고, 문화부와 외교통상부의 적극적 협조로 해외 홍보에도 적극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종교계가 양해한다면 단순한 불교 문화행사의 차원을 넘어서 ‘세계 종교문화 축제’로 확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서양 기독교의 부활절 행사나 이슬람교 행사 때, 불교계의 협찬 내지 동참이 가능하다면 화합과 평화로 더불어 사는 지구촌을 건설하는 데 우리가 크게 기여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기회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문화다양성과 종교다양성을 두루 갖춘 퓨전문화를 창조한 모범국가임을 세계만방에 부각시킨다면, 그 효과는 고스란히 우리국민에게 되돌아 올 것이다.


김상철 전 외교통상부 대사·주駐 볼리비아대사·외교협회 사무총장 역임
입력 : 2006.05.02 23:13 23%27 / 수정 : 2006.05.02 23:16 3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