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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등회는 열려야 합니다.

작성일20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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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회는 종교행사입니다. 종교가 가진 특성들에 대해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날부터 무수히 생각을 하였습니다. 많은 불교신자, 스님들께서 불교가 가진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불교는 꺼내 쓰는 방법을 모른다고 하네요. 등불은 과연 축제와 잔치의 불일까요? 절에 가면 마당에 또는 법당안에 밝혀진 연등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절을 막론하고 보이는 등 영가등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등 이 모든 것이 연등회를 이루는 구성요소입니다. 연등회 올해로 6번째 등을 밝히고 그 길을 걷습니다. 연희단이었을 때는 세벽 5시부터 나와서 밤 12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갔고 등을 들고 행진을 하거나 장엄등을 밀더라도 아침부터 동대문운동장에 대기하며 세벽 1시가 되어 집에 들어갑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매년 택시에 몸을 실으면 연신 택시기사님들의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교통이 막히면 곤란하시니깐...그렇구나 하며 슬쩍 웃어 넘깁니다. 한해도 빠지지 않고 욕을 들어먹었으니, 욕하는 사람들은 뭘해도 항상 합니다. 동국대부터 조계사까지 약 2시간여 되는 길을 걸을 때, 저는 저와 내 주위의 모든 사람이 평온해지길,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걷습니다. 올해는 조금은 다르게 또 특별하게 그 길을 걸을 수 있을 것같습니다. 저는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이번 사건에 다수의 피해자들의 연령대...학생들, 학부모님들, 선생님들을 매일 만납니다. 그 분들이 느꼈을 고통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알기에 저는 올해는 그분들을 위한 연등을 밝히며 걸으려고 합니다. 망자를 위하여, 살아있는 자들을 위하여 혹여 색이 들어간 옷을 입게되고 색이 들어간 등을 들게 되어도 살아남은 분들께 희망의 등불이고 싶습니다. 살아줘서 고맙다.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하며 이것이 올해 세월호 피해자들과 관계자들을 위한 저의 기도방편입니다. 또한 영광으로 생각될, 기억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기억할 것입니다.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할 어제와 오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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