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답하기

연등회의 궁금하신 부분을 해결해드립니다.
2022년 연등회 불쾌했던 경험.
등록일 2022-05-03 글쓴이 박희정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 연등행사에 참가했던 40대 여성입니다.

저는 지금, 연등행사에 참여하고 나서, 실망을 넘어서 굉장히 불쾌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가족은 지방에 살고있기 때문에

연등행사를 오롯이 즐기고자

한달전부터 종로의 숙소를 예약하여 토요일 아침 출발하였습니다.

일찍 도착하여 행렬 제일앞 의자에서 기다리다,

행렬이 시작되어 끝날때까지 각 사찰에서 준비하신 연등행렬에 박수를 보내고,

흥겨운 사물놀이에 마음이 울컥하기도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관람객에도 등을 나누어주셔서 함께 종로거리를 걸었습니다.

아이, 노인, 외국인 할것없이 다함께 등을 걸고 거리를 걸으면서

'진짜 축제답다'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고, 무교인 저에게 불교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랜기간 행사를 위해 애쓰신 각 사찰과 집행부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하루를 잘 보내고 다음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저희가족은 등만들기 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소주잔정도 크기의 종이컵에 잎을 붙여 연꽃을 만드는 부스였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봉사자분이 계셨고, 9살난 저희 아이가 그 앞에 앉았습니다.

저와 남편은 주변에 체험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너무 많고 복잡하여 한발자국 뒤에 물러나있었습니다.

 

처음 아이가 이파리의 색을 고르느라 시간을 지체하면서부터, 아이가 체험을 하는 중간중간

봉사자께서 아이를 다그치시더군요.

저도 한발짝 떨어져서 지켜본터라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아이를 향해 "아니, 이걸 이렇게 붙이시라구요~" 이런식의 답답하고, 짜증난다는 말투로 아이를 대하셨습니다.

기분이 좋지않았지만, 어쨌든 봉사자분이 등만들기 선생님이시고, 제가 개입할 문제도 아니어서

중간중간 "잘하네, 이쁘다." 정도로 아이를 격려하였습니다.

 

그러다 "엄마 다른데 둘러보고 있을께. 잘만들고있어~" 하고 뒤로 돈 순간

"무슨 저런엄마가 다있어?"라는 봉사자분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어떤의도로 그런말씀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아이앞에서 부모를 폄하하는 발언을 그렇게 큰소리로 하시는 봉사자분의 무신경함에 너무 화가 났습니다.

그렇지만 아이앞에서 큰소리내는 모습을 보여줄수는 없기에, 아무말도 하지않고 체험이 어서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체험막바지에 또한번 아이에게 무안을 주셨고,

저는 그때 "저희가 알아서 할께요" 라고 말한뒤, 아이를 향해 체험은 모두 똑같이 할필요는 없다. 만들고싶은 모양대로 만들어도 된다 말해주었습니다.

잠시후 아이가 완성한뒤 봉사자를 향해 "선생님 다했어요~" 하고 등을 내밀었어요.

그때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나 쳐다보지말어~ 너네엄마가 알아서 한대잖아"

여기까지가 저희 가족이 겪은 불쾌한 일의 전부입니다.

보시고, 별것도 아닌일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 일 한가지로 1박2일동안 좋았던 기억을 전부 잊게 만들더군요.

매년 오고싶다에서 다시는 오고싶지 않은 행사가 되기에 충분하더군요.

 

장식과 조형물과 연등행렬의 퀄리티가 좋은것보다,

그 축제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더. 중요한것 아닙니까?

시민의 참여와 호응을 높이고, 주최측과 참여자가 한데 어울려 축제를 즐기고자 하는게 연등회가 지향하는 바가 아닙니까?

그것이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유 아닙니까?

 

다른 좋은 봉사자분들이 훨씬 더 많으시다는 것 알고있습니다.

제가 겪은일은 어느 축제에서나 있을 수 있는 그런 사소한 일이라는 것도 알고있습니다.

다만, 이런 사소한곳에서 그 행사의 인상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자 한명한명은 그 행사의 얼굴입니다. 충분한 사전교육이 필요해보입니다

 

또한, 부스마다 체험자는 넘쳐나고, 자리는 없고, 기다리는 줄도없이 자리가 나면 어서 그 자리를 선점해야하고.....

부스마다 대기인원을 정리하는 진행요원이 한분은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세계적인 행사인 연등회가 앞으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